지식, 상식

천문학 강의 - 적도의의 원리

아이루다 2014. 1. 8. 16:20

 

두번의 글에 걸쳐서 적위, 적경 개념을 이해하고 적경을 이용해서 별의 위치를 찾아내는 것에 대해 공부를 했다. 오늘 시간엔 적위 개념에 대해 간단히 추가 설명을 하고 적도의에 대한 이야기로 진행해보기로 하겠다.

 

1. 적위의 이해를 돕기 위한 추가 설명

 

적위는 앞에서도 설명했듯 지구의 위도를 확장해 천구로 연결하여 그려진 가상의 선이다. 모든 하늘의 천체는 적위값을 가지고 있으며 적경과 함께 계산식에 포함되어 해당 천체의 실제 위치를 찾을 수 있게 해준다.

 

그림 1) 북극에 서 있는 사람이 보는 별의 궤적

 

위의 그림에서 보면 우리가 만약 북극에 있다면 하늘의 가장 중앙점에 북극성이 위치하게 된다. 그리고 지구의 자전에 따라 별은 모두 하늘의 동일한 위치에서 매일 한바퀴를 돌게 되는데 이럴 경우 각 별은 같은 시간에 서쪽으로 1도씩 움직일 뿐 별의 고도는 늘 일정하게 된다.

 

그림 2) 적도에 서 있는 사람이 보는 별의 궤적

 

이와는 다르게 적도에 서 있는 사람에게는 모든 별은 지평면의 정동쪽을 기준으로 매일 한바퀴 회전을 하게 되면서 만약 북극처럼 북쪽을 바라보고 있다면 모든 별이 위치에 따라 다른 크기의 동심원을 그리고 있음을 알게 될 것이다. 그리고 또한 모든 별은 매일 매시각마다 다른 고도 값을 갖게 되는데 이것은 북극과 남극점을 제외한 모든 지역의 특징이 된다.

 

이 고도에 관한 두가지 사실을 응용하면 우리가 실제로 알아야 할 별의 고도에 대한 정보는 실제로 관찰자가 어떤 위도에 위치하고 있는지에 따라 다르게 계산이 된다. 적경의 경우엔 둥근 원상에 특정 지점을 기준으로 정한 값이지만 적위는 정확하게 천구의 북극점을 (북극성이 있는 곳) 기준으로 90도 부터 -90도까지 정해진 값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모든 천체의 적위값은 단지 북극점에서 얼마나 떨어졌느냐를 표시는 값인데 결국엔 현재 관찰자의 위치에서 북극성이 어느 각도에 있느냐가 결정적 요소가 되며 또한 이것은 바로 위도값과 완전히 일치하게 되는 것이다. 우리나라의 경우 서울의 임의의 지점에서 별을 볼때 서울의 위도가 37도라면 북극성 역시 37도 지점에 위치하고 있는 것이고 그때 별의 적위가 90도라면 바로 이 별은 실제로 북극성이 있는 곳에 위치하게 되는 것이다.

 

 

결론적으로 천체의 적경과 적위값을 알고 있는 상태에서 관찰자의 위도 경도를 알며 거기에 관찰 일과 시간을 정확히 알면 우리는 해당 천체의 하늘에서의 정확한 위치를 계산해 낼 수 있다. 물론 여기엔 꽤나 복잡해보이는 삼각함수가 사용되는데 이 부분은 조금은 전문적인 영역이므로 그냥 넘어가도록 하겠다.

 

그리고 천문 관측용 장비중에서 이 원리는 아주 잘 이용하는 장비가 하나 존재한다. 그것은 바로 '적도의' 라고 불리는 가대인데 이제부터 간단한 소개와 함께 이것을 설명하도록 하겠다.

 

2. 가대(마운트-Mount) 란 무엇인가?

 

카메라를 조금 사용해본 사람 중에서 삼각대를 써본 경험이 있는 분들이 있을 것이다. 삼각대는 보통 세개의 다리를 가지고 있고 상단에 카메라의 밑에 파인 홈으로 끼우는 나사로 연결하여 카메라를 지지해준다. 그리고 여기엔 볼헤드란 장치가 있는데 이것을 이용해 카메라의 상하좌우 각을 조정한다. 물론 큰 조정은 당연히 삼각대 자체를 움직여서 조정하고 이 볼헤드는 보통 어느 정도 한정된 각도만 조정이 가능하다.

 

천체 망원경 역시도 카메라처럼 특정 대상을 보는 광학장비이기 때문에 이와 비슷한 장치가 필요하다. 그리고 이것을 위해서는 상/하, 좌/우 움직임이 가능하며 또한 상대적으로 무거운 망원경을 올린 상태에서 수백배까지 확대 된 대상을 최대한 흔들림 없이 보여줄 수 있는 안정성까지도 겸비해야 한다.

 

이 장비를 천체 관측쪽 분야에서는 영어로는 마우트, 한글로는 가대라고 칭한다. 그리고 앞서 말한 단순하게 카메라 볼헤드처럼 움직이는 형태의 가대를 '경위대' 식 가대라고 칭한다.

 

보통 경위대는 가볍고 구조가 단순하여 일명 포터블(가지고 다니기 좋다는 뜻) 하다고 표현을 한다. 또한 이런 특성으로 인해 가격도 싸고 망원경까지 작고 아담한 제품을 구비한다면 가방에 넣어서 걸어서 이동도 가능하다. 물론 왜 걸어가냐고 물을지 모르겠지만 기본적으로 하늘은 높은 고도로 갈수록 더 좋은 시야를 보여주지만 높은 고도는 대부분 산이면서 차로 진입할 방법이 없는 경우가 허다하다.

 

 

그림 3) 꽤나 유명하고 괜찮다고 알려진 빅센사의 포르타 경위대

 

이 경위대와 달리 다른 방식이 하나 더 존재하는데 그것이 바로 '적도의' 이다. 적도의는 경위대의 간편함 따위란 없고 기본적으로 조금 무식하다. 왜냐하면 이 적도의의 목적 자체가 바로 하늘에 있는 천체의 움직임과 동일한 방식으로 움직이도록 설계되어 있기 때문이다.

 

이 말이 무슨 말이냐 하면 적도의는 말그대도로 천구의 적위/적경 좌표계의 방향으로만 움직임이 가능하다. 그래서 실제로 경위대와 적도의를 번갈아 가며 써보면 경위대가 훨씬 대상을 맞추기가 쉽다는 점을 발견하게 된다. 왜냐하면 이것이 인간의 직관과 더 잘 어울리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왜 적도의를 사용할까? 가격도 싸고 무게도 가볍고 다루기도 쉬운 경위대를 안쓰고 왜 더 무겁고 비싸고 다루기도 힘든 장비를 써야 하는 것일까?

 

그 해답은 바로 적도의에 추가적인 장비를 달았을 때 얻을 수 있는 엄청난 기능 때문에 그렇다. 그리고 그 추가 장치의 이름은 바로 모터이다.

 

쉽게 이렇게 이해하면 되면 된다. 적도의에 모터를 장착하여 RA 축(적경 축) 을 기준으로 지구의 자전 속도와 동일하게 동에서 서로 움직여주면 어떤 일이 일어날까? 그것은 바로 어떤 별를 위치를 찾아냈을때 지속적으로 망원경이 그 별을 바라볼 수 있게 해준다. 즉 별 궤적 추적이 가능하다는 뜻이다.

 

또한 해당 모터는 단순히 시계의 큰바늘의 움직임의 두배와 동일하다. 물론 24시간 한바퀴 형태의 시계라면 정확히 동일하기도 하다. 물론 이것은 이론적인 이야기이긴 하지만 전문적인 적도의는 정말로 정밀하게 대상을 추적해준다.

 

그림 4) 적도의가 별의 궤적을 따라 움직이고 있는 모양

 

물론 적도의가 별을 정확하게 추적할 수 있게 해주기 위해서는 사전 작업이 필요하다. 그것은 바로 적도의 RA축 (적경축) 방향을 정확하게 북극점에 맞춰주는 것이다. 적도의는 자신의 RA축 (적경축)이 정확히 북극점을 가리키고 있다는 가정하에서 추적을 한다.

 

그래서 적도의는 설치 후 반드시 극축 정렬이란 것을 해줘야 하는데 이것이 꽤나 성가시기도 하고 제대로하기도 힘들다. 하지만 적도의를 제대로 사용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이해하고 제대로 할 줄 알아야 한다. 그리고 익숙해지면 생각만큼 어렵지도 성가시지도 않다.

 

그림 5) 극축정렬을 한 적도의

 

적도의는 크게 두개의 모터를 달 수 있다. 하나는 앞서 말한 적경축 방향 회전이고 다른 하나는 반드시 필요하지는 않지만 적위축 방향 움직임이 가능한 모터이다. 이것을 DEC 축이라고 표현하는데 적위축을 의미한다. 그리고 이렇게 양 방향 모터를 모두 단 적도의는 또 하나의 기능이 생겨난다.

 

그것은 바로 별 찾아주기 기능이다. 이것은 앞에서 말한 어떤 천체의 적경,적위를 알고 관측지의 위도,경도를 알며 거기에 현재의 날짜와 시간을 정확히 알면 별의 정확한 위치를 계산 해준다는 앞에서 말한 원리를 컴퓨터 프로그램으로 만들어서 이용하는 방법이다. 그리고 최종 결정된 자료를 적도의에 전송해서 자동으로 대상의 위치로 이동하도록 해준다. 이것을 자동 도입이라고도 한다.

 

혹시 정말 어두운 곳에서 밤하늘을 보신 분이 있다면 그 많은 별 때문에 평소에 조금이라도 알던 별자리 지식마져도 무의미해본 경혐이 있을지 모르겠다. 어떤 의미에서 별은 밝은 별들만 보일 때 그나마 찾기가 쉽다. 하지만 그런 곳에서 볼 수 있는 것이란 한정되어 있으므로 우린 최대한 어둡고 많은 별을 볼 수 있는 곳으로 이동하여 별을 보게 되는데 이때 자신이 보고 싶은 대상을 찾기가 매우 어렵다는 점을 인식하게 된다. 이때 하나씩 차근차근 별자리를 공부하면서 배우는 맛도 있지만 어떤 땐 좀 쉽게 찾고 싶을때가 있을 것이다. 이때 자동 도입은 큰 장점으로 다가온다.

 

사람에 따라서 자동 도입에 대해 부정적인 분들도 있고 긍정적인 분들이 있다. 하지만 중요한 것은 별을 본다는 취미를 갖고 꾸준히 하는 것이지 어떤 식으로 접근하느냐의 문제가 아니다.

 

여기까지 해서 적경,적위 이해하기부터 시작한 짧은 강의를 마무리한다. 그리고 이어서 다음으로는 이론보다는 좀 더 실제적으로 별을 관측하는 관측행위에 대한 전반적인 이야기를 하려고 한다. 그리고 천문학의 나머지 영역 역시도 시간이 되는대로 공부해서 추가를 할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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